억만장자’ 블룸버그 “후원금 없이 내 돈으로”…대선 출마 공식 선언 ?

억만장자’ 블룸버그 “후원금 없이 내 돈으로”…대선 출마 공식 선언 ?
“트럼프 물리치고 미국 재건 위해 대선 출마”
후원금 안 걷고, 텔레비전 광고 등 물량공세
내년 2월 4개 주 경선 건너뛰기도 특이한 전략
부자 증세·일자리 창출 등으로 중도층 공략
24일(현지시각) 내년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블룸버그 미디어그룹 창업자이자 뉴욕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77)가 24일(현지시각) 내년 11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 분위기를 잡아오다가 결국 실행에 들어간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선거운동 누리집에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는 우리나라와 우리의 가치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만약 그가 또 한 번의 임기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그 피해로부터 회복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뒤늦은 출발’을 막강한 재력과 지명도로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포브스> 집계에서 순자산 약 500억달러(약 58조8천억원)로 세계 11번째 부호로 기록됐다. 그는 선거자금 모금에 열 올리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후원이나 기부를 받지 않고 오로지 자기 돈으로 선거자금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 선거운동에 최소 1억5천만 달러(약 1764억원)를 쓰겠다고 밝힌 그는, 이미 텔레비전 광고 물량 공세를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 플로리다주에서 첫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냈는데,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일리노이주 등지에서만 최소 3700만 달러(약 435억원)를 광고비로 쓸 계획이다.

내년 2월 초반 경선 투표가 이뤄지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네바다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4개 주를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3월3일)과 그 이후 경선이 열리는 주들에 집중하기로 한 것도 특이한 전략이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초기 ‘풍향계 주’들을 건너뛰는 것을 두고 “승리한 대통령 후보 중에서 누구도 비슷한 전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없다며 출마로 돌아섰다. 블룸버그는 일자리 창출, 의료보험, 총기 폭력 근절, 기후변화 대응, 이민 시스템 수정, 부자 증세 등을 내걸고 중도층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되려면 그는 중도성향의 바이든 지지층은 물론 민주당 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진보적 유권자들까지 끌어들여야 한다. 24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를 보면 10여명의 민주당 주자들 가운데 블룸버그는 지지율 2.3%로 7위다.

한편, 블룸버그가 소유한 <블룸버그 통신>의 존 미클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블룸버그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민주당의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혀, 언론 독립성에 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 회사의 일부 기자들은 휴가를 내고 블룸버그 선거운동을 돕기로 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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