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재기' 열풍…한국만 없는 이유 세가지?

전세계 '사재기' 열풍…한국만 없는 이유 세가지?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14일(현지시간)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칸이 텅텅 비어있다./ 사진=뉴스1
세계 전역에 퍼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사재기’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쌓여 가는 공포와 불안감에 따른 부작용이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 홍콩 등은 물론 일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마스크와 장갑 등 코로나19 관련 용품에서 이제는 생필품까지 동이 나고 있다.

27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유통 시스템에 문제가 없으니 사재기를 줄여 달라”는 정부 방침을 인용하면서 현지 주민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생필품 싹쓸이는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국민공공보건서비스 소속 간호사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을 통해 “병원 중환자실에서 40시간 교대근무 이후, 슈퍼마켓에 갔지만 사재기로 야채나 과일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토로해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중국과 인접해 코로나19 옇양을 비교적 빨리 받았던 한국에서 사재기 없이 안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통업계에선 우선 확실하게 자리 잡은 온라인 주문 및 배송시스템을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에선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물론 안정적인 온라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업체의 모바일 쇼핑, 홈쇼핑은 물론 편의점 배송 등도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채소, 해산물 등 신선 식품도 배송해 주는 당일배송이나 이유식, 도시락 등 식사를 배송해 주시는 새벽배송 등 소규모 배송도 가능해졌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와 지난달 중순 ‘신천지 코로나19 확진자’를 계기로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는 했지만 공급에 큰 무리는 없었다. 호주 일부 마트들이 물품 부족으로 온라인 배송을 한시적으로 중지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쌀과 김치를 주식으로 하는 한국의 식문화도 배경 중 하나다. 유통기한이 짧은 빵이나 고기 등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나라의 식재료에 비해 쌀과 김장김치는 각 가정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비축해 두는 경우가 많다. 또 최근에는 김치냉장고 등이 대중화되면서 보관이 더욱 용이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일정 기간은 장을 보지 않더라도 생존에 직결될 만큼의 식량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의식이 있다.

감염병과 재난에 대한 경험과 학습효과와 정부의 대응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재기 방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2004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의 위기를 겪었던 당시에도 생필품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런 경험이 생산과 유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필수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불안을 일정부분 줄여 줬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가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이나 통신 등은 여전히 원활하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매일 브리핑을 열어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졌는지 설명한다”며 “이것이 국민 불안을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는 이탈리아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쇼핑몰이나 호텔 어디에 가도 온도를 잴 수 있는 체온계가 있다. 엘리베이터, 공공기관 등에는 손 소독제가 마련돼 누구나 이용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모든 감염자의 동선을 알려주는 맵을 개발했다. 동선이 겹치거나 감염자와 접촉했다고 하면 그 사람과 만난 모든 사람들은 검사를 하게 했다"고 국내 방역시스템에 대해 덧붙였다.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슈퍼마켓 진열대가 시민들의 사재기로 텅 빈 모습이 보인다./사진=뉴스1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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