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감염 10만명 넘어 ‘긴장’…총리도 감염?

러시아, 코로나19 감염 10만명 넘어 ‘긴장’…총리도 감염?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미슈스틴 총리는 이 회의에서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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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54)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슈스틴 총리는 이날 현지 TV 방송으로 생중계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밝혔다. 미스슈틴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코로나19 검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을 방금 통보받았다”면서 “보건당국의 규정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의료진의 처방을 이행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당신과 내각 구성원들, 대통령 행정실 직원 등은 특별히 위험한 지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접촉을 제한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슈스틴 총리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그가 자가격리 치료 기간에도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슈스틴 총리는 지난 1월 중순 개각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로 전격 발탁된 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해왔다. 미스슈틴 총리가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가 총리 권한 대행을 맡는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면서 이날 현재 10만6498명까지 증가했다. 사망자는 1073명으로 집계됐다. 러시아는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해보면 감염자 대비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치명률’이 낮다. 이와 관련 러시아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대표인 멜리타 부이노비치는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구축한 무료 보건시스템이 유지돼 주민들이 의료비 부담 없이 기본적인 검진과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다보니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발병 초기엔 감염자의 80%가 모스크바에서 나왔지만, 최근엔 모스크바의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유럽과 미국에 이어 새로운 코로나19 발병 ‘핫스폿’으로 러시아와 브라질을 지목했다. 의사단체의 대표인 세묜 갈페린은 야후뉴스에 “(러시아에서) 의료진이 감염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사례를 알고 있다”며 “러시아의 코로나19 감염 수치는 발표된 통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달 11일까지 엄격한 봉쇄 조치를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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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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