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아파트'에 고발 당한 택배노동자 "해도 해도 너무한다"

갑질아파트'에 고발 당한 택배노동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코로나 19 로 인하여~~~! 온 국민이 생필품을 택배를 통하여 배송받고 있는데`~~! 과로한 택배기사가 숨지는 사고까지 겹쳐서~~~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이~~~걱정스러운 상태에서~~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측에서 ~~~지하 주차장을 낮게 지어서~~ 택배차가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놓고~~! 택배기사를 주거침입으로 고소한 아파트주민과 아파트 관계자들은~~! 약한자들에게 갑질하는 버릇을 고쳐야~~~!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측, 택배노동자 호소글 배포에 ‘주거침입’ 고발 [김종훈 기자] ▲ 택배노조가 그라시움 아파트 현관에 부착해 놓은 호소문. 이를 두고 그라시움 아파트 측은 택배노동자 2인을 주거침입으로 고발조치 했다. ⓒ 택배노조 제공 "고덕 그라시움 주거침입 사건 관련해 2021년 4월 28일 수요일 오전 10시까지 신분증을 지참해 1층 통합형사팀으로 출석하기 바랍니다." 22일 오후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조합원 A씨가 서울 강동경찰서 형사2팀 경사로부터 받은 '경찰 소환 통보' 문자다. 앞서 13일 A씨를 포함해 택배노조는 서울 강동구 그라시움 아파트를 돌며 "택배노동자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택배노동자와 함께해주세요"라고 적힌 호소문을 문 앞에 부착했다. 그러자 그라시움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에 항의했고, 관리사무소 측은 A씨를 포함해 택배기사 2명을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8일 택배노조가 <오마이뉴스>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들이 고발당한 이유는 '그라시움 아파트 현관문 앞에 인쇄물을 1시간 30분여 동안 붙이고 다녔기' 때문. 택배노조는 통화에서 "정말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면서 "28일 오후 4시 현재 조합원 2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28일 오후 1시 서울 강동경찰서 앞에서 택배노조 주관으로 열린 규탄 기자회견에서 택배노조 측은 "참으로 해도 해도 너무하다"면서 "택배노동자들은 노동환경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후퇴되는 현실을 감내해야만 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알린 것이다. 이렇게 고발 당하고 경찰 소환을 당해야 하는지 억울하고 분노스러울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호소문, 무엇이 적혔길래? ▲ 택배노조가 지난 13일 배포한 한 장 짜리 호소문. 사진 속 좌측이 전면, 우측이 후면이다. ⓒ 택배노조 제공 ​ 택배노조가 그라시움 아파트 현관 입구에 붙인 호소문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전단지 사이즈로 된 1장짜리 컬러 용지다. 앞면에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택배물품을 전해드리고 싶다"라는 문구와 함께 "주 평균 노동시간 71.3시간. 2020년, 2021년 과로사 21명"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뒷면에는 "왜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은 대안이 될 수 없을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지난 8일 <오마이뉴스>가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앞에서 직접 찍은 저상택배차량과 일반택배 차량을 비교하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바로 아래쪽에는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과 강도를 현격히 증가시켜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와 같은 결정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현재 택배차량을 제외하고 생수와 이사, 전기, 가전, 가구,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은 모두 아파트 지상출입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는 실질적 당사자인 택배노동자들과 단 한 번의 논의 없이 결정됐다. 택배노동자들은 입주민과 택배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협의를 통해 마련하고 싶다"라고 적혀있다. 5000세대 규모의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모든 택배차량은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를 댄 뒤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저탑차량을 이용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만들었다.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 높이가 2.2~2.3m라 보통 높이가 2.5m에 달하는 일반 택배차량은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반 택배차량을 저탑차량으로 개조할 경우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온전히 택배노동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택배노조는 지난 14일 개인별 배송을 거부하며 아파트 단지 앞 길가에 택배 800여 개를 쌓았다. 하지만 택배기사를 향한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의 항의성 문자와 전화가 이어졌고 택배노조는 개별배송 중단 하루 만인 15일 다시 개별배송을 재개했다. 이후 택배노조는 그라시움 앞에서 촛불집회 등을 진행하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고, 과정에서 호소문을 돌렸다. 이를 두고 일부 입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관리사무소 측이 경찰에 택배노동자를 주거침입죄로 고발조치했다. "고발은 갑질의 끝판 행위" ▲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이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정상배송하고 있다. ⓒ 유성호 ​ 그라시움 아파트 일부 입주민의 고발 행위에 대해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번 고발은 보편적·사회적 상식을 완전히 무시하고 정말 갑질의 끝판을 보여주는 의미로 규정한다"면서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전단지를 붙이고 있고, 그 전단지를 붙인 모든 분들이 주거침입이라는 어마어마한 범법행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이제 택배노동자들의 분노를 모아서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하겠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강동경찰서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도 "아파트에 살면 알겠지만 우편함과 집 앞에 얼마나 많은 상업 광고들이 붙어있나. 심지어는 대출 광고도 엄청 붙어있다. 상업 광고보다 훨씬 절박하고 공익적인 전단지 하나 붙였다고 고발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고 그라시움 아파트 측의 고발행위를 비판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2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및 관할 대리점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간다. 앞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저상차량 도입을 위해 (그라시움 아파트 측과) 일정 기간 유예 후 전체 차량 지하 배송 실시에 합의했다"면서 "이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하는 대리점장과 택배사가 오히려 근골격계 질환을 발생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고발은 그 연장선 상에 있다. 또 택배노조는 오는 5월 1일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총투표 상정여부를 결정한다. 상황에 따라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택배 갈등이 전국 단위의 파업으로 발전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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